금리 오르자 9개월 만에 시중에 풀린 돈 줄었다

금리 오르자 9개월 만에 시중에 풀린 돈 줄었다

지난해 12월 시중에 풀린 돈이 전달보다 6조 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개월 만의 감소세입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과 대출금 상환 등의 여파로 풀이됩니다.

 

2월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통화량(M2·평잔)은 3779조 원으로

전달 대비 0.2%(6조 3천억) 감소했습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입니다.

M2가 전달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입니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 예·적금이 31조 6천억 원 늘었습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몰렸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17조 3천억 원 급감했습니다.

감소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전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가계 등이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에서 돈을 뺴 금리가 더 높은 예·적급으로

금전 신탁도 14조 5천억 원 감소했습니다.

 

경제 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M2가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11조 1천억 원 늘었습니다.

기타 부문은 3초 4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기업의 M2는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18조 9천억 원 줄었습니다.

 

감소폭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으로 기업어음(CP)에 대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CP를 주로 편입한 금전신탁에서 자금이 유출됐다"며 "지난 연말에 기업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2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에 그쳤습니다.

 

2013년 8월(3.9%) 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M2는 코로나 19 사태 다응으로 시중에 정책 자금이 대거 풀리면서 2021년 12월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인 13.2%를 기록한 뒤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걸 고려하면 향후 M2 증가세는 더욱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시중 통화량이 감소하면서 물가 상승이 꺾일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M2 감소를 경기 침체 징조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등을 합친 금융회사 유동성(Lf)은 여전히 증가세(전달 대비 0.1%)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M2 감소를 경기 침체와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처] 한국경제 조미현 기자